무이네행 슬리핑 버스를 타야 해서 아침 조식을 늦지 않게 먹으러 갔다.
쌀국수, 소시지, 오믈렛, 과일 있을 건 다 있다.
무이네 가는 버스가 중간에 서는 장소가 "265 Pham Ngu Lao, Pham Ngu Lao Ward, District 1."였는데 이 호텔 주소가 265였다.
바로 호텔 앞에 선다는 건데...
호텔 앞에는 주차할 만한 장소가 없는데 일시정지하고 사람을 태우나 보다. 음..
예약 당시 메신저로 알려주었던 pick up 시간이 다가오는데 사전 확인이나 리마인드를 위한 연락은 없다. 혹시라도 잊었을까 봐 다시 한번 메시지를 넣는다. 차 넘버가 뭐냐고. (잠시 후에 그 차를 탈 사람이 여기 있다고 알려주려는 의미도 포함하여) 메신저에 대답이 없어서 예약할 때 말해준 8:00~8:15 까지는 기다려보기로 한다. 바로 그때, 3s limo 로고의 버스가 호텔 앞을 지나갔다는 와이프의 제보를 받고 호텔 앞으로 나가 정차해 놓은 차량을 발견하고 무사히 탑승. 운전기사는 A4 용지에 탑승객 list를 출력해서 밖에 서 있고 이름을 물어보고는 OK라고 한다. 이렇게 하여 슬리핑 버스를 시끄럽게 운행하는 기사님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두 번째 만남은 그리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 버스는 (1층만 있는 슬리핑 버스) 아마도 이 아저씨가 전속 기사인 듯싶다.
차에 탑승하고 얼마를 달렸을까 버스 사진의 메시지가 왔다.
이렇게 생긴 버스를 타면 된다고.
이제 출근하고 답장을 보낸 걸까?
문의가 많아서 늦은 걸까?
출발 시간을 훌쩍 넘겨 답장을 보낸 건 고객 응대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면피하기 위한 걸까?
타고나서야 차량 사진을 받게 되었는데 운영은 미숙해 보인다.
버스는 쾌적했다. 신발을 벗고 타지는 않고 등받이는 150도 정도까지 눕혀지고 발은 리클라이너가 올라와서 쭉 뻗고 잘 수 있다. (기사님이 조용하면)
현대에서 제작한 버스.
앞 좌석에 모니터가 있어서 드라마나 영화, 게임을 할 수 있긴 한데 내용이 부실해서 이용하지는 않았다.
아들은 역시 게임이 고프다.
5시간 이동 중에 휴게소를 한번 들른다.
이동 중에 차창 밖 풍경.
베트남의 201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를 소유한 가구는 도시 전체 가구의 1.8%에 불과하지만 오토바이를 소유한 가구는 115.3% 라고 한다. 즉 가구당 1대 이상의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다는 소리다.
< 세계 문화 여행 : 베트남, 제프리머레이 지음, 정용숙 옮김 > 중에서
실제로 출퇴근 길에 쏟아져 나온 오토바이가 한 개 차선을 점령하고 있다. 남녀 구분 없이 여성들도 능숙하게 운전을 한다. 부모가 아이 둘을 테우고 이동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이들에겐 생활인 것인데 시대가 변하면 점차 발전될 것이라 생각된다. 베트남은 첫날 블로그에 올린 골목 사진을 보면 건물과 건물 간격이 좁다. 가정집도 있었는데 이 공간에는 오토바이밖에 세울 수 없겠다.
그래서 차를 소유한다고 해도 자가 앞에 주차할 수도 없을뿐더러, 도로 사정상 자동차보다는 오토바이가 이동시간도 빠르기 때문에 (큰 대로가 거의 없고 2차선 도로가 많다) 자동차로 넘어가기까지는 도로정비와 주거정비가 우선되어야 할 듯싶다.
2시간 정도 달렸을까.
휴게소에 정차했다. 운전기사님이 "트웨니"라면서 20분 후에 출발한다고 한다. 휴게소는 한국의 휴게소같이 잘 되어있진 않지만 편의점과 노점에서 먹거리를 팔고 있어서 간단히 요기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베트남 휴게소 분위기를 설명하기 위한 사진을 찾아보니 찍은 게 없다. 구글에서 search 하여 버스 정차 위치와 휴게소 로비의 상점이 함께 나와있는 사진을 찾아 올린다. 호치민에서 1시간 36분 소요된다고 나오는데 호찌민 빠져나오기까지 정체가 심해서 2시간 넘게 걸렸다.
드디어 무이네 도착.
탑승객이 drop off 요청했던 호텔 앞 도로에 세워주는 시스템으로 우리 가족은 3번째로 내렸다.
아난다 리조트는 ⭐3 리조트로 자고 먹기엔 딱 좋다. 리조트 안에 작은 수영장도 있지만 이용하진 않았다. 수영복을 가져가긴 했지만 아직 코로나 위험성이 있고 빨고 말리기도 귀찮아서.
여긴 모두 방갈로이다.
지금 베트남은 우기인데 오후 5시만 되면 어김없이 비가 왔다. 지붕이 초가집 지붕 같지만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며 우중 캠핑의 낭만을 느낄 수 있어서 (나는) 좋았다.
문제는 화장실.
화장실의 샤워 공간의 지붕은 뚫려있어서 비가 오면 비와 함께 샤워를 해야 한다는 점.
예민한 사람은 볼일을 못 본다는 점.
비라도 많이 내리는 날이면 아늑한 지붕에 있던 생물체가 화장실 바닥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 와이프 덕분에 매일 아침 조식을 먹고 무이네 시내에 있는 롯데마트로 볼일을 보러 가긴 했다.
무이네에는 Grab 등록 차량이 없어서 호텔 로비에서 택시 호출을 부탁해서 이동했다.
편도 19만 동 (약 1만 원)이니까 왕복 2만 원을 호텔에 투자했더라면 🌟4 성급을 예약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ㅎㅎㅎ
리조트 내부를 둘러보는데 리조트 앞에 노란색 지프가 눈에 띄었다. 리조트에 묵는 손님 중에 누군가 sunset tour를 신청한 모양이고 시간 맞춰 기사가 pick up을 위해 지프를 몰고 온 것이었다.
오호라.
나도 현지에 와서 예약을 하려고 한국에서는 예약을 안 하고 왔는데 이 사람한테 예약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내일 sunrise tour 예약을 했다.
내일 아침 4:30분 pick up.
점심 식사를 위해 주변을 둘러 보기로 했다.
호찌민보다 훨씬 덥고 습하고 눈이 부셔서 선크림과 선글라스 선풍기를 챙겨 나선다.
아직은 관광객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문을 닫은 가게들이 좀 있다.
유명한 뱀부리조트가 왼쪽에 있으니 그 근처로 가볼까?
KIMCHI라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왜 김치인지는 메뉴를 봐도 모르겠다. 한식을 팔고 있진 않다. 다만 벽에까지 않은 마늘 조형물이 걸려있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찍은 사진이 다수 붙어있다는 정도. 쌀국수 국물이 진한 육수 스타일인데 내 입맛에 딱이었다.
형광펜 칠한 메뉴가 소고기 쌀국수. 그 외에도 뭐 많이 먹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서 숙소로 다시 돌아왔고 하늘이 보이는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2일 차 마무리.
내일 사막투어를 위해 맥주는 2캔만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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